온스 자베르의 독특한 플레이 스타일 집중 해부

현대 테니스는 점점 더 파워와 속도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여자 테니스(WTA) 무대에서는 강한 서브, 강력한 포핸드, 그리고 일관된 수비력을 갖춘 선수들이 상위권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러한 흐름 속에서 기존의 틀을 완전히 벗어나며, 자신만의 독특한 플레이 스타일로 세계를 사로잡은 선수가 있다. 바로 튀니지 출신의 온스 자베르(Ons Jabeur)다.

자베르는 단순히 중동·아프리카 출신 최초의 세계적인 여자 테니스 선수라는 타이틀을 넘어, 창의적인 전술, 풍부한 구질, 감각적인 볼 터치로 테니스계의 고정관념을 허물고 있는 ‘전략형 플레이어’다. 이번 글에서는 그녀의 플레이 스타일과 그 속에 담긴 전술적 가치, 그리고 테니스 팬들이 주목해야 할 이유에 대해 전문가적 시각에서 자세히 분석한다.


1. 배경: 튀니지에서 시작된 세계 무대 도전기

온스 자베르는 1994년 튀니지의 작은 마을 카사린(Ksar Hellal)에서 태어났다. 북아프리카 출신으로는 드물게 어린 시절부터 테니스에 흥미를 보였고, 10대 시절에는 프랑스, 벨기에 등지에서 훈련하며 유럽 투어에 적응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그녀는 2011년 프렌치 오픈 주니어 여자 단식에서 우승하며 국제 무대에 이름을 알렸고, 이후 천천히 랭킹을 끌어올리며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WTA 상위권에 진입했다. 2022년에는 윔블던과 US 오픈에서 연속 결승에 진출하며 단숨에 세계 랭킹 2위까지 올랐다.

하지만 그녀의 진짜 가치는 숫자가 아닌, 경기 스타일의 다양성과 창의성에 있다.


2. 전통과는 다른, 변칙과 창의성의 조화

온스 자베르의 가장 큰 특징은 예측 불가능한 플레이다. 일반적인 여자 선수들이 강한 서브와 파워 스트로크로 압박을 시도할 때, 자베르는 드롭샷, 슬라이스, 앵글 샷, 로브 등 다양한 구질을 섞으며 상대의 리듬을 흐트러뜨린다.

  • 드롭샷: 자베르의 트레이드마크 중 하나다. 단순히 득점용이 아니라 상대를 전위로 끌어내고, 그 다음 샷으로 상대의 빈 공간을 공략하는 ‘세트 플레이’의 일환으로 사용된다.
  • 슬라이스와 스핀 조절: 백핸드 슬라이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랠리 속도를 조절하며, 볼의 바운스를 낮게 만들어 상대를 불편하게 만든다.
  • 앵글 샷과 터치 플레이: 각도를 극대화하는 포핸드/백핸드 샷을 통해 상대의 움직임을 넓히고, 체력적 부담을 유도한다.

이러한 구질의 다양성은 단순한 기술적 역량이 아니라, 매 포인트마다 창의적인 해석을 적용하는 전술적 사고의 결과다.


3. 독특한 라켓 감각과 볼 타이밍

자베르는 WTA 투어 선수 중 손꼽히는 볼 터치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그녀의 드롭샷이나 네트 플레이뿐 아니라, 베이스라인 플레이에서도 돋보인다. 특히 상대의 강한 공을 흡수한 뒤, 반발력을 줄이고 상대가 예상하지 못하는 곳으로 볼을 보내는 감각적인 플레이가 자주 나온다.

그녀의 타이밍은 일반적인 플랫 타법보다 살짝 늦게 잡아 구질을 조절하는 방식인데, 이는 상대의 예측을 무너뜨리는 주요 전략 중 하나다.
이러한 점에서 자베르는 파워보다는 리듬과 감각에 기반한 플레이어라 할 수 있다.


4. 코트 전체를 활용하는 공간 지배력

현대 테니스는 중앙에서의 랠리 싸움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지만, 자베르는 코트의 가장자리와 전후 공간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플레이어다. 그녀는 후방에서 수비적으로 대응하다가도, 순간적으로 전진해 네트를 점령하거나 드롭샷을 사용해 흐름을 반전시킨다.

이는 특히 클레이 코트에서 큰 효과를 발휘하며, 상대가 포지셔닝을 단단히 하지 못하게 만든다. 또한 자베르의 공격은 단순히 센터를 겨냥하는 것이 아니라, 코트의 빈 공간을 ‘의도적으로’ 찾아 들어가는 구조적 사고에 기반하고 있다.


5. 멘탈과 창의성: 고난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집중력

자베르는 경기 중 표정 변화가 적고, 긴장감 넘치는 상황에서도 자신만의 루틴을 지키는 편이다. 특히 중요한 포인트에서 드롭샷이나 터치 플레이를 과감히 선택하는 점은 그녀가 얼마나 멘탈적으로 자신감이 높은 선수인지를 보여준다.

물론 이러한 창의적인 플레이는 성공률이 낮을 수도 있는 고위험 전략이지만, 자베르는 그것을 자신의 무기로 완전히 체화시켰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위기에서 독특한 해법을 꺼내는 용기와 자기 신뢰는 그녀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6. 자베르의 플레이 스타일이 테니스계에 미친 영향

온스 자베르의 독특한 스타일은 단순한 개인의 성공을 넘어, 여자 테니스 전술의 다양성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과거에는 여성 선수들이 파워에 의존한 단순화된 전술에 치우쳤던 반면, 자베르는 창의성과 기술이 여전히 강력한 무기임을 입증했다.

그녀의 영향으로 인해, 최근 젊은 선수들 사이에서도 드롭샷이나 슬라이스, 다양한 앵글 샷 훈련이 더욱 강조되고 있으며, 이는 WTA 전체의 전술적 폭을 넓히는 데 기여하고 있다.


7. 한국 팬들이 주목할 이유

한국 테니스 팬들에게 온스 자베르의 플레이는 단순한 경기 관람 이상의 흥미를 제공한다. 신체적인 피지컬에서 상대적으로 열세일 수 있는 동양권 선수들이 기술과 전략, 창의성을 통해 세계 정상과 경쟁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그녀가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자베르는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 최초의 WTA 톱 랭커로서, 비주류 지역 출신 선수들에게 희망이 되고 있다. 한국 역시 세계 무대에서 아직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상황에서, 자베르의 성공 사례는 귀중한 참고 모델이 된다.


결론: 변칙은 전략이다, 자베르는 그것을 증명한다

온스 자베르는 단순한 ‘특이한 선수’가 아니다. 그녀는 전술적 감각, 기술적 완성도, 멘탈의 안정성을 모두 갖춘 전략가이자 예술가이다. 그녀의 드롭샷 하나, 백핸드 슬라이스 하나에도 ‘계산된 창의성’이 담겨 있다.

지금 테니스계는 자베르 같은 플레이어의 등장을 통해 다시 한 번 기술과 전술의 중요성을 재조명하고 있다. 그녀는 단지 경기를 이기는 선수가 아니라, 테니스라는 스포츠의 다채로움과 깊이를 다시금 깨닫게 해주는 존재다.

앞으로도 온스 자베르가 보여줄 변화무쌍한 경기 스타일은 수많은 테니스 팬들에게 영감을 줄 것이다. 그녀의 라켓 끝에서 어떤 또 다른 기발한 해법이 탄생할지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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